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73


《여권신장파》

 휘트니 채드윅 글

 장희숙 옮김

 열화당

 1993.2.1.



  1999년 여름에 출판사 영업부 일꾼으로 들어가기 앞서까지 ‘저작권’이 무엇인지를 영 몰랐습니다. ‘한국 저작권·세계 저작권’ 모두 몰랐어요. 이무렵 저랑 책집마실을 자주 다닌 분은 저작권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책벗님은 늘 저를 타이르고 가르쳤지요. “최종규 씨 말이야,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다는 양반이 저작권이 뭔지도 모르면 어떡하나?” “읽기만 했지, 쓰지는 않았으니 모르지요.” “거참. 자네도 앞으로 책을 쓸 사람이 될 텐데, 미리 공부 좀 하지?” “제가요? 저는 그저 읽고만 싶은데요.” “안 돼. 읽기만 하더라도 저작권이 뭔 줄 알아야지. 우리나라는 아직 세계저작권협약에 가입을 안 한 줄 아나?” “그게 뭔가요?” “뭐, 가입은 1987년에 했다고 하지만 자꾸 유예를 해서 2000년이 되어서야 불법출판을 못하게 법으로 막지.” “그런 게 있나요?” “자 봐 봐. 오늘 산 책을 살펴보라고. 여기 이 책에 ⒞가 있나 없나?” “없네요.” 《여권신장파》를 비롯한 숱한 열화당 책은 1999년 12월 31일을 끝으로 더 찍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이때 이 출판사는 ‘열화당이 세기말에 드리는 사은 대잔치 1999.11.1.∼1999.12.31. 정가의 50%’같은 종이를 겉에 붙이고, 책자취에도 붉은물로 꾹꾹 찍었어요. 아, 그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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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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