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7.


《책숲마실》

 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사진, 사름벼리 그림, 스토리닷, 2020.



1992년부터 해마다 찾아가던 책집을 2020년에는 처음으로 거를 듯하다. 올해는 돌림앓이판이 되면서 여러 이야기꽃이 없던 일이 되기도 했고, 살림돈이 빠듯하기도 했고, 새 낱말책을 쓰며 바쁘기도 했다. 서른 해 가까이 드나든 책집을 올해에는 못 가는구나 싶지만, 여러 고장 여러 이웃책집에는 제법 다녔지 싶다. 길삯하고 책값을 푼푼이 그러모아 빠듯하게 다녔다. 새로 태어나는 곳에는 새빛이 깃들기를 바라면서, 꾸준꾸준 해를 잇는 곳에는 꾸준히 아름빛이 퍼지기를 바라면서 찾아갔다. 책집이란 책을 사고파는 곳이면서 책을 만나는 곳이다. 그런데 빵집이나 옷집이나 찻집하고 사뭇 다르다. 책집은 어디에서나 누구나 몸을 쉬면서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 기운을 끌어올리는 터전이라고 느낀다. 다만 큰책집은 다르지. 큰책집에서는 못 쉰다. 큰책집은 지나치게 크고 넓으면서 불이 너무 밝고 시끄럽다. 마을책집은 알맞춤한 크기요 자리이면서 불빛이 알맞고, 책시렁이 빽빽하지 않아서 눈이며 마음을 새롭게 추스르기에 좋다. 《책숲마실》이란 책을 여민 한 해이다. 이 책에는 마을책집 얘기를 담았다. 스스로 마을빛이 되고, 서로 마을벗이 되는 길을 책에서 찾아나서는 살림을 묶으려 했다. 온누리에 책마실꽃이 곱게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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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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