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


《우리들의 흥겨운 밴드》

 베라 B.윌리엄스 글·그림/최순희 옮김, 느림보, 2005.6.27.



허리앓이 이틀째. 어리가 욱씬욱씬하면서 말을 건다. “네가 여태 다리만 엄청나게 쓴 줄 아니? 묵직한 등짐으로 오래 걸을 적에는 다리뿐 아니라 허리도 쓰지. 더구나 넌 낱말책을 쓴다면서 책상맡에 오래 앉잖니? 네가 자리에 앉으면 다리는 쉴 테지만 허리는 못 쉰다구. 그러니 넌 허리앓이도 맛보아야 해.” 허리가 들려주는 말을 눈물을 찔끔하면서 받아들인다. 그래, 그러께부터 새 낱말책을 쓴다면서 잠도 거의 안 자면서 몸을 이렇게 써댔으니, 몸이 투정을 할 수 있다. “허리야, 네 뜻이 그러하다면 제대로 쉴게. 네가 여태 얼마나 애썼는가를 이 욱씬거리는 송곳질로 깊이 느낄게. 고마워.” 이부자리에서 구른다. 어떻게 있어도 허리가 끊어지는 듯해서 몸을 자꾸 뒤척인다. 권정생 할배는 몸이 너무 아파서 글종이 한 쪽을 쓰고서 30분을 드러눕고서 숨을 골랐다는데, 그 아픔길이란 얼마나 깊을까. 우리 곁님도 몸이 무너져 괴로워할 적에 이보다 더 아팠겠지. 《우리들의 흥겨운 밴드》를 읽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한 가지 가락틀(악기)을 마련해서 노래두레를 이룬다. 좋다. 노래란, 가락틀이란, 노래를 부르고 가락틀을 켜거나 치거나 뜯을 만한 마을이란, 아이들한테 더없이 빛나는 자리일 테지. 아이들 노랫소리가 온누리를 살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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