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


《찬성!》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김난주 옮김, 시공주니어, 2011.2.25.



다리앓이는 거의 가시는데, 어라, 허리앓이로 옮긴다. 걸을 만하다 싶더니 허리를 송곳으로 후벼파는 듯해서 주저앉는다. 다리앓이일 적에는 다리가 벼락을 맞은 듯 찌릿찌릿해서 꼼짝을 못했다면, 허리앓이로 옮기니 걸을 수는 있되 걷다가 자꾸 주저앉는다. 눕는들 누운 몸이 아니요, 엎드린들 엎드린 몸조차 아니라 하루 내내 끙끙댄다. 새해 첫날인 터라 후들거리는 몸이어도 부엌에 서서 미역떡국을 끓인다. 아침 일찍 불린 미역을 헹구고서 배추랑 표고버섯을 참기름으로 살살 볶고서 미역국을 끓이고, 폴폴 끓을 무렵 떡국떡을 넣어서 마무르는데, 냄새나 간을 하나도 못 느낀다. 두 아이를 불러 간이 맞는지 냄새는 어떤지 묻는다. “좋아요.” “딱 좋은데요.” 그래, 그러면 너희가 나머지를 하렴, 아버지는 허리를 펴야겠구나. 그림책 《찬성!》을 한 달 남짓 곁에 두고서 되읽었다. 늑대라는 짐승이 무엇을 좋아하고 동무(또는 한집안)하고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잘 그렸구나 싶다. 책끝에 뜬금없는 풀이말을 달아 어이없는데, 이른바 ‘전문가 비평’이란 이름으로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으면 좋겠다. 아이나 어버이한테는 ‘전문가’ 아닌 ‘삶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이웃’이 다가설 적에 아름답겠지. 늑대는 어깨동무를 으뜸으로 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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