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2
데즈카 오사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25


《불새 2》

 테츠카 오사무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1.25.



  수수께끼 아닌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어째서 여태까지 모든 총칼나라는 가뭇없이 무너졌을까요? 총칼로 사람을 윽박지를 뿐 아니라, 배움책이며 배움터로 머리까지 길들이더라도, 어떻게 총칼나라는 무너지고 말까요? 바로 하나입니다. 총칼로는 새 목숨을 못 낳거든요. 오직 죽이기만 할 줄 아는 총칼에는 사랑이 없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하늘을 찌르듯 우쭐거리더라도 한때입니다. 총칼을 쥔 이는 이웃을 무너뜨리거나 짓밟아 뽐내지만, 이웃이 모두 죽어 넘어가면 굶어죽어요. 스스로 살림도 삶도 사랑도 안 짓는 총칼질이란, ‘사랑으로 삶을 짓는 사람’이 모두 사라지면 똑같이 죽음길로 갈 뿐입니다. 《불새 2》은 이 얘기를 아프면서 눈물겹게 들려줍니다. 살점뿐 아니라 뼈까지 바르며 아픈 채로도 총칼이나 벼슬힘은 아무런 사랑이 될 수 없다는 대목을 똑똑히 밝힙니다. 힘을 쥐었다는 이들은, 총칼을 휘두르는 그들은, 얼핏 대단해 보이지요. 그러나 그들이 뭘 할까요? 호미도 낫도 쟁기도 아닌 총칼이 무엇을 낳을까요? 미움이며 금긋기를 일삼는 그들은 이웃이며 동무를 사랑하는 손빛이나 눈빛이 아닙니다. 삶이 되어 아이를 돌보자면 그저 사랑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숲이 되어 푸르게 어깨동무할 적에 비로소 사람입니다.



“왜지? 천하를 쥔 내게 무엇이 불만인 거니.” “내겐 당신이 살인에 미친 자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나는 승리자다. 널 복종시키고 말겠어. 이리 오너라, 우즈메.” (145쪽)


“오호호호호호호. 내 뱃속에는 그 사람의 아이가 있어요.” “뭣이? 사루다히코의 아이라고?” …… “당신은 강물처럼 피를 흘리며 모두를 멸망시킬 셈이죠. 그리고는 이겼다고 생각하나요? 호호, 착각 말아요. 우리 여자들에게는 무기가 있어요. 승리한 당신의 군사들과 결혼해 아이를 낳는 거죠. 태어난 아이는 우리의 아이예요. 우리는 그 아이들을 키워 언젠가 당신을 멸망시킬 거예요.”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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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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