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27.


《바라카몬 1》

 요시노 사츠키 글·그림/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2.2.15.



털썩, 이런 소리가 난다. 몸에서. 힘들거나 벅찰 적에는 곁님이나 아이들한테 맡겨도 좋으련만, 굳이 더 용을 써서 혼자 하려다 보니 주저앉는다. 그런데 이런 몸으로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하노라니 다리가 더 욱씬거린다. 욱씬욱씬한 다리를 참기 어려운데 아프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저 허벅지랑 종아리에 힘이 안 들어간다.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걷지도 못할 만큼 찌릿찌릿하다. 찌릿거리며 눈물이 난다. 누워도 누웠다 할 수 없는 몸으로 뒤척이다가 숨을 고르다가 돌아본다. 지난 이레 동안 쉴새없이 걷고 자전거를 타고 바깥일을 봤다. 무엇보다 묵직한 책짐을 짊어지고서 하룻밤 만에 서울을 다녀온 일이 컸다. 그 책짐을 짊어진 채 오래 걷고,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를 잡으려고 달리기까지 했다. 다리는 나더러 “넌 어쩜 그렇게 안 쉬니? 너무하잖아?” 하면서 억지로 쉬게 해준다. 눕다가 앉다가 서며 《바라카몬 1》를 읽는다. 뒷자락부터 읽다가 첫걸음을 비로소 읽는데, 아이돌보기를 살짝 엉성하게 그리긴 했어도, 시골살이는 꽤 푼더분하게 담았다. 그린님이 나고자란 시골(섬)을 고스란히 옮겼으니 감칠맛이 나지. 그나저나 이 다리앓이는 며칠을 가려나. 읽다가 덮다가 집안일을 하다가 쉬다가 울다가 하루를 다 보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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