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창비시선 187
조태일 지음 / 창비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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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노래책시렁 171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조태일

 창작과비평사

 1999.7.5.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 맞나 하고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만나며 어울릴 적에는 보거나 느끼지 못한 모습으로 가득하기에 고개를 갸웃하지요. 그러나 둘은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끝없이 달라지니까요. 좋은 쪽으로든 궂은 쪽으로든.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를 읽으며 하품을 했습니다. 《국토》를 선보인 그분이 쓴 글이 맞나 하고 자꾸 해적이를 다시 들췄습니다. 그렇지만 두 노래책은 같은 노래님이 썼고, 이름은 같은 노래님이되 하나는 ‘꿈을 바라보는 밑바닥’에서 썼다면, 다른 하나는 ‘대학교수가 되어 잿빛집(아파트)에 높이 들어앉은’ 채 쓴 대목이 다릅니다. 삶이 다르니 글이 다르고, 삶이 다르니 눈빛이 다르며, 삶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호미를 쥐고 흙바닥에 앉은 사람이랑, 씽씽이를 몰며 흘깃 보는 사람이랑 생각이며 삶이며 눈빛이 같을 수 없습니다. 다달이 차곡차곡 들어오는 일삯을 누리는 삶이랑, 글 한 줄에 피땀을 들이는 삶이랑, 글길이 같을 수 없을 테지요. 등 따숩고 배부른 살림이 나쁠 턱이 없습니다. 누구나 등 따숩고 배부르게 살길 빕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롭게 빛나는 눈·손·발이길 빌어요.



시멘트벽으로 둘러싸인 / 안방 창가, / 화분에 어리디어린 고추 모종 / 한개 옮겨 시어놨더니, (안방에서 고추 열리다/19쪽)


나의 처녀작은 ‘백록담’, / 삼행짜리 시조풍의 / 이 처녀는온데간데없다 (처녀작/40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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