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섣달꽃
해주기를 기다린대서 나쁘지 않지만, 해줄 때까지 손을 놓으면 우리가 손수 짓는 살림은 없습니다. 누가 해준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조물딱조물딱하면서 ‘나는 얼마나 해볼 만할까?’ 하고 헤아린다면 조금씩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오늘 우리 삶자락은 우리가 손수 지은 살림보다 바깥에서 들어온 살림이 훨씬 많아요. 이러다 보니 예전에 우리가 손수 지은 낱말로는 모자라다고 여겨 그냥 바깥말을 끌어들이는데요, 손수 짓든 바깥에서 들여오든 ‘오늘 우리가 누린다’면, 이렇게 누리는 살림을 ‘즐겁게 바라보고 생각을 지어’서 말이며 이름을 새로 지을 만하리라 느껴요. 처음엔 ‘핸드폰’이었다지만, 들고 다니는 전화라는 대목을 읽어 ‘손전화’란 말을 짓고, 전화가 따르릉 울리니 ‘손따릉’처럼 가다듬을 만해요. ‘크리스마스’를 한자말 ‘성탄절’로 옮긴 이웃나라 사람이 있는데, 우리로서는 “거룩한 날(거룩날)”로 새로 옮길 만하고, 거룩한 하루뿐 아니라 “거룩한 한 달”을 통째로 누리는 삶결을 헤아리면서 ‘거룩날이 깃든 12월(섣달)’ 가운데 하루를 ‘섣달꽃’처럼 가리킬 만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면 ‘섣달꽃밤’이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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