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22.


《유르스나르의 구두》

 스가 아쓰코 글/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20.12.10.



서울로 길을 나서려 한다. 글월로 띄워서는 일이 영 안 되겠구나 싶어 찾아가기로 한다. 이러면서 서울 가좌마을에 있는 〈한뼘책방〉에 가 보려 한다. 오늘이 책집으로 마지막날이라고 한다. 순천에서 빠른기차를 타야 할 듯싶은데, 마을 앞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는 어느새 갔네. 작은아이하고 마을샘터를 치운다. 이러고서 옆마을로 걸어간다. 등판이 땀으로 젖는다. 읍내에서 순천으로, 순천 버스나루에서 기차나루로 옮기는데, 자리가 없다네? 순천 기차나루까지 왔는데 자리가 동났다고? 표파는곳에서 조금 뒤에 말한다. “저기요, 익산까지는 특실로, 익산에서 일반실로 옮기는 자리는 하나 있어요.” 기차를 타고 보니 빈자리 많던데! 용산에서 내려 책집까지 이래저래 길을 살짝만 헤매고 잘 찾아갔다. 19시에 닫으시니 빠듯하지만 바지런히 골마루를 돌고 책시렁을 돌아본다. ‘한뼘’이란 ‘한 톨 씨앗’이라고 느낀다. 진작에 찾아왔다면 좋았겠다는 말은 접자. 오늘 이 걸음이 씨앗이 되어 〈한뼘책방〉을 비롯한 온나라 모든 마을책집을 사랑하는 마음을 글자락이며 빛꽃자락에 담고 풀어서 나누는 길을 새롭게 생각하자. 갓 나온 《유르스나르의 구두》를 장만해서 방화마을 가는 전철길에 읽는다. 포근히 감도는 상냥한 글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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