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9.


《보통의 마시멜로》

 로우보트 왓킨스 글·그림/정철우 옮김, 분홍고래, 2020.2.22.



서울을 안 거치고 전북 순창에 다녀왔다. 서울을 안 거치려면 전주나 광주를 거쳐야 한다. 시골에서 살며 이따금 큰고장이나 서울을 다녀오며 바라보노라면 ‘서울뿐 아니라 광주나 전주만 해도 너무 크’다. 부산이나 대구나 인천도 너무 크다. ‘광역시’는 안 나쁘지만, 숨돌릴 틈이 하나도 없다. 곳곳에 숲이며 풀밭이며 빈터가 있어야 숨을 돌릴 텐데, 이런 틈이나 마당 하나 없이 자동차랑 찻길이랑 잿빛집이랑 가게로 가득하니, 이런 곳에서 사람들이 아프고 고단하며 치이고 돌림앓이까지 번질 만하다. 나라지기란 이들은 “10인 이상 집합 금지”라든지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들먹이는데, 모두 헛소리이다. 시내버스랑 전철만 보더라도 사람으로 빼곡하다. “집합 금지”란 허울좋은 소리는 그만 내뱉아라. 사람들은 알아서 잘한다. 너희 할 일을 해라. 이럴 때일수록 ‘작은모임’을 하면서 “마을마다 작은모임을 열어 슬기롭게 살아가는 숲살림을 이야기합시다” 하고 북돋울 노릇이다. 《보통의 마시멜로》는 재미나면서 슬픈 그림책이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는 오늘날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이 틀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빛나는가를 넌지시 밝힌다. 아이들을 ‘보통 시민’으로 가두지 마라. 모든 아이는 별빛이요 꽃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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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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