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맨손


느껴 보지 못하면 알지 못해요. 맨손으로 무엇을 할 만한가를 느끼지 못한다면, 맨손으로 짓는 살림길로 못 가기 마련입니다. 맨손으로 꽃잎을 쓰다듬어 볼까요? 맨손으로 나무줄기를 어루만지고는 척척 타고 올라 볼까요? 돌림앓이판인 오늘날에는 입도 손도 몸도 친친 감으라고 합니다만, 숲이나 들이나 바다라는 곳에서는 모든 옷가지를 훌훌 내려놓은 맨몸으로 다가설 적에 비로소 비로소 마음으로 참빛이 흘러들면서 차분할 만해요. 고요하게 가다듬고 조용하게 마주하며 참하게 만나는 숲이며 들이며 바다입니다. 저 숲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봐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서 끙끙 앓는 숲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 봐요. 이 들이 우짖는 소리에 귀를 열어요. 사람들이 막삽질로 망가뜨린 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소리에 등돌리지 말고 귀를 열어요. 우리를 둘러싼 바다가 함박눈물입니다. 바다가 꺼이꺼이 웁니다.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는 왜 이렇게 많고, 사람들은 왜 이다지도 바다를 못살게 굴까요. 흐느끼는 바다를, 소리치는 숲을, 하소연하는 들을, 이제부터라도 귀를 열고 마음을 틔워 마주하지 않고서야 사람도 살아남을 길이 없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맨손·맨몸·맨주먹·고요·고요넋·조용하다·참빛·참고요·차분하다·참하다 ← 비폭력, 비폭력적, 비폭력주의


부르짖다·울부짖다·우짖다·울다·눈물·피눈물·함박눈물·함박울음·꺼이꺼이·흐느끼다·느끼다·외치다·소리치다·소리·말·말씀·뱉다·내뱉다·하소연·매달리다 ←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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