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7.
《여우의 정원》
카미유 가로쉬 글·그림, 담푸스, 2015.4.10.
〈밭〉에 닿는다. 〈밭〉은 순창군 동계면에 있는 마을책집 또는 시골책집이다. 이 마을책집 또는 시골책집에 가자면 순창에 살거나 순창을 사랑하면서 마실하면 된다. 이곳은 12월 18일에 두돌맞이라고 한다. 두돌맞이인 줄은 책집에 닿고서야 알았다. 고흥이란 시골에 살기에 시골에 움튼 책집이 반갑다. 비록 ‘이 시골’에서 ‘저 시골’로 가는 길은 서울을 다녀오는 길보다 멀고 길삯이 잔뜩 들지만, 시골살이를 노래하면서 밭살림을 사랑하는 책집을 느끼면서 이웃으로 지내고 싶다. 순창에 가는 길을 어림하자니 전주를 거쳐서 들어선 다음, 광주를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오면 좋겠더라. 전주에 앞서 익산부터 들렀고, 익산 〈두번째집〉에서 장만한 《여우의 정원》을 천천히 되읽으면서 순창에 닿았다. 여우 이야기를 따사로이 담아내는 그림책이 반갑고 예쁘다. 아무렴, 여우도 늑대도 곰도 언제나 사람 곁에서 사람한테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려고 즐겁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숨결이라고 느낀다. 우리한테 사람빛이란 결이 있다면, 마음으로 여우·늑대·곰을 비롯해 숱한 풀꽃나무하고 속삭이면 좋겠다. 마음으로 속삭이면 모든 말이 노래가 된다. 마음으로 만나면 모든 하루가 잔치가 된다. 마음으로 마주하기에 꽃 한 송이가 피어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