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5.
《겁쟁이 페달 5》
와타나베 와타루 글·그림/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7.15.
나한테는 여느날이 해날(일요일) 같고, 해날은 여느날 같다. 2003년 가을부터 이처럼 느끼며 산다. 새벽바람으로 일어나 일터에 갔다가 한밤에 돌아오던 1999년 여름부터 2003년 여름까지는 ‘하루일을 마치면 어느 책집으로 달려가서 밤 열두 시까지 책을 읽고 집에 갈까?’ 하고 생각했다면, 그 뒤부터는 스스로 일하고 스스로 쉬다 보니, 이레라는 흐름을 까맣게 잊었다. 오늘부터 저녁나절에 찬바람이 수그러드는구나 싶다. 다른 고장은 모른다. 고흥 시골자락은 그렇다. 별이 밝다. 미리내를 따라 고개를 움직인다. 이처럼 쏟아지는 별이 그리워 두멧자락에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깃들어서 산다. 별을 보고 새를 부르고 풀꽃나무를 노래하는 하루를 보내면서 살림빛을 짓는 그림을 품는다. 《겁쟁이 페달 5》을 보면서, 이 앞뒤로 줄거리가 꽤 갈린다고 느낀다. 다섯걸음까지는 찬찬히 짚을 ‘말(자전거를 바라보는 말)’이 있다면, 여섯걸음으로 넘어선 뒤로는 ‘말’이 거의 없고, 길에서 얼마나 더 땀을 빼면서 겨루는가 하는 줄거리만 있다.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말’이 바람처럼 물결친다. ‘겨루는 땀’을 그리는 책은 벌써 예순걸음 넘게 우리말로 나오지만, ‘사랑말’을 그리는 책은 그냥그냥 파묻혔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