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16 잘못된 말씨



  적잖은 분들이 ‘잘못된 말씨에 길들’었기에 ‘바른 말씨로 고쳐쓴’다고 말합니다만, 잘못되거나 바른 말씨란 따로 없다고 봅니다. 그저 우리 생각을 나타내는 말씨가 있을 뿐이요, 우리 마음에 얹는 생각을 어떠한 숨결로 그리려 하느냐를 바라보면 되어요. 말꽃은 ‘잘못된 말씨를 바로잡는 몫’을 하지 않습니다. 낱말마다 말밑이 어떠한가를 짚고, 말뿌리가 어떻게 뻗는가를 다루고, 말결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돌아보고, 말살림을 가꾸는 길을 들려줄 뿐이에요. 이제까지 쓰던 말씨가 틀렸다고 여길 수 있지만, 이보다는 ‘이제까지는 제대로 마음에 생각씨앗을 담지 않고서 그냥그냥 말했네’ 하고 여기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는 마음에 생각씨앗을 즐겁게 담아서 아름답게 말하는 길로 나아가면서 하루를 노래해 보자’ 하고 여기기를 바라요. 말꽃은 어느 누구도 다그치지 못해요. 나무라거나 꾸중하지도 않습니다. 말꽃은 오직 ‘생각이 마음자리에서 꽃처럼 피어나도록 북돋우려고 상냥하고 참하게 이야기로 들려주는 몫’을 합니다. ‘바로쓰기’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살려쓰기’를 들려줍니다. ‘바로잡기’를 하지 않습니다. ‘살림길’을 속삭여요. 우리가 저마다 다른 터전에서 새롭게 말길을 살리도록 이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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