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3.


《마치다 군의 세계 2》

 안도 유키 글·그림/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6.8.15.



겨울이니 춥지. 여름이니 덥고. 겨울이니 찬바람이야. 여름이니 더운바람이고. 여름은 더위를 노래하고, 겨울엔 추위를 춤추지. 봄에는 새싹을 반기고, 가을에는 열매가 고마워. 철마다 다른 살림이요, 다달이 새로운 하루야. 날마다 새삼스레 깨어나서 아침을 맞이하니 저녁마다 노을빛이 싱그럽고. 나는 초롱초롱 눈부신 미리내를 날마다 보는데, 넌 무엇을 날마다 만나니? 네 맨손은 무엇을 만지고, 네 맨발은 어디에 있니? 맨손으로 들꽃을 쓰다듬어 볼래? 맨발로 나무를 타고 올라 보겠니? 듬직한 줄기에 기대고 의젓한 가지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면 어느새 멧새가 곁에 내려앉아서 노래하지. 이 삶을 함께 누려 보지 않겠니? 《마치다 군의 세계 2》을 읽으면서 혼잣말을 한다. 혼잣말이라기보다 마음에 대고 들려주는 말이다. 나는 인천이란 고장에서 나고자랐어도 마을에 있던 우람나무한테 날마다 찾아가서 척척 올라타며 놀곤 했다. 어린배움터를 마치고 푸른배움터로 들어서니 새벽부터 밤까지 배움터에 붙들려 배움수렁에 갇혀야 하다 보니 나무타기를 더 누리지 못했는데, 어느 날 마을 우람나무를 베어넘겼더라. 어른들은 왜 나무를 함부로 벨까? 그늘져서 싫다지만, 나무그늘이야말로 가장 싱그러우며 포근한 쉼터이지 않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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