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1.


《시 읽는 엄마》

 신현림 글, 놀, 2018.5.15.



지난달에 인천마실을 하며 《시 읽는 엄마》를 장만하자 책집지기님은 “곁님이 읽을 책인가 봐요.” 하고 물으셨지만, 우리 곁님이 아닌 내가 읽을 책. 우리 곁님은 뜨개책이나 ‘Ramtha the White book’을 읽고, 때때로 영어 그림책을 아이들한테 읽어 준다. “시 읽는 엄마”란 이름이라고 해서 어머니나 아줌마만 읽어야 할 까닭은 없을 테지. 어린이하고 벗하는 노래(시)를 쓰는 어버이로서 언젠가 “시 읽는 아빠”를 엮어 보고 싶다. 살림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시골에서 일하는 하루를 짓는 삶으로 노래를 마주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달까. 우물에 가두는 글이 아닌, 멋에 빠진 글이 아닌, 문학평론이나 신춘문예를 노리는 글이 아닌, 스스로 삶을 사랑으로 짓는 살림길에서 숲바람을 일으키는 싱그러운 멧새노래 같은 글을 엮는다면, 새롭게 즐거우리라 생각한다. 집에서는 집안일을 하느라 책을 쥘 틈이 없다시피 하지만, 아이들을 이끌고 읍내마실을 다녀오는 시골씽씽이에 앉아 《시 읽는 엄마》를 들춘다. 신현림 님이 다른 노래를 따온 대목은 그저 그렇지만, 이녁 딸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나날을 투박하게 적은 대목이 좋다. 노래가 뭐 대수로운가. 아이를 낳고, 돌보고, 사랑하고, 같이 웃고 울면서 이야기꽃을 피운 삶이 모두 노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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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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