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포근하다


어릴 적에 둘레에서 “너희는 사이가 좋구나.” 하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마음이 푸근했습니다. ‘사이좋다’라는 낱말은 서로 흉허물이 없이 지내자는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느꼈어요. 나쁜 사이가 아닌 좋은 사이로 살도록, 동무로 도란도란 어울리도록, 미움도 시샘도 아닌 오순도순 벗하는 하루를 누리도록 아끼면 마음이며 몸이 대단히 가벼워요. 어깨동무를 한다면 둘 사이에는 무거운 짐이 없겠지요. 짐을 내려놓고서 즐거운 기운을 싣는 사이랄까요. 같이 해바라기를 하고, 함께 달리기를 하고, 나란히 걷습니다. 꼭 어떤 놀이를 해야 좋지 않아요. 말없이 드러누워도, 그냥 앉아서 조용히 있어도, 둘 사이에서는 살갑구나 싶은 바람이 흐릅니다. 반가운 사이라면 굳이 뭘 해야 하지 않아요. 반갑지 않은 사이라서 어정쩡한 기운을 씻으려고 자꾸 뭘 해야 할는지 모릅니다. 믿는 사이라면 군말이 덧없지요. 믿지 못하는 사이라서 이런 군더더기 저런 껍데기를 자꾸 들추는구나 싶어요. 시골에 지으니 시골집일 텐데, 어느 곳에 둥지를 틀더라도 집 안팎이 꽃밭이 되면 따사롭지요. 꽃뜰집이며 꽃마당집을 이루면 아늑합니다. 숲집을 가꾸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사이좋다·도란도란·오순도순·동무·동무하다·벗·벗하다·사귀다·따뜻하다·따사롭다·따스하다·포근하다·믿다·믿음·반기다·좋아하다·좋다·사랑·이웃사랑·이웃·살갑다·아끼다·어울리다·어깨동무 ← 우호(友好), 우의(友誼), 우정(友情)


내리다·부리다·싣다 ← 하역(荷役)


시골집·꽃밭집·꽃뜰집·꽃마당집·숲집 ←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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