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30.


《가만히 들어주었어》

 코리 도어펠드 글·그림/신혜은 옮김, 북뱅크, 2019.5.15.



달이 저문다. 11월이 저물고 12월로 간다. 밤하늘 달은 찬다. 12월로 나아가려는 달빛은 환하고, 별빛을 잠재운다. 시골에서 살기 앞서까지 큰고장에서 살 무렵에는 달빛을 보았다. 왜냐하면 큰고장에서는 별이 잘 안 보이니까. 아무래도 밤하늘에 달빛이 밝아 보이니 달을 보았는데, 시골에서는 별이 흐드러져 냇물처럼 흐르기에 별빛을 보고, 달빛은 안 본다. 한 해 가운데 싫은 달이란 없지만 가장 끌리는 달은 12월. 내가 12월에 태어났기에 12월이 끌리지는 않는다. 추운 바람이 씽씽 불다가도 볕이 들면 포근포근 감기는 이달이 좋다. 흰눈이 소복소복 내리다가도 때로는 찬비가 내리는 이달이 좋다. 어둠이 깊이 밤이 길지만, 그만큼 새벽이며 아침이며 낮이 고마운 이달이 좋다. 《가만히 들어주었어》를 지난달 전주마실을 하며 장만했다. 처음에는 그냥 집어들어 폈다가, 이내 장만하자고 생각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가만히 들어주었어”가 아닌 “토끼가 들어주었어”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이던데, 우리말로 옮기며 바꾼 ‘가만히’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토끼가 들어주었어”란 이름을 그대로 썼다면 한결 나았으리라 본다. 아이 곁에 동무가 있다는, 아이 삶자리에 작은 동무가 늘 함께 있다는 그 ‘토끼’이니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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