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1.


《스미레 팡파레 1》

 마츠시마 나오코 글·그림/김명은 옮김, 텀블러북스, 2014.4.30.



바깥마실을 다녀와서 이모저모 하고 빨래도 하지만,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밀린 글을 쓰고 이래저래 집일을 조금 건사하다가 무릎이 시큰해서 드러눕는다. 쭉 뻗은 하루이다. 저 크고 묵직한 등짐을 짊어지고서 얼마나 걸었던가. 새벽부터 밤까지 쪽잠조차 못 이루고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며 기운을 쏟았는가. 꿈결에 갖은 생각이 갈마든다. 시골사람인 나는 어쩌다가 큰고장 이웃을 만나 바깥일을 하면서 기운이 빠져 잠들지만, 큰고장 이웃은 날마다 그 엄청난 바깥일을 하니까 참 놀랍다. 《스미레 팡파레 1》를 읽었다. 진작에 읽으려 하다가 책값이 너무 세기에 미루다가 여섯 해가 되었다. 왜 이 알찬 그림꽃책에 값을 곱배기로 매길까? 일부러 안 팔리게 하려고 그럴까? 그림꽃책은 그저 ‘만화종이’를 쓰면 된다. 뭔가 그럴듯하게 꾸민다면서 값을 올려매겨서 내놓는 판이 생기는데, 이럴수록 사람들은 깊고 너른 삶을 그림꽃으로 만나는 길하고 멀어지지 싶다. 다만, 요즈음 글책을 보노라면 그림꽃책 값은 하나도 안 비싸지만, 그림꽃책이기에 ‘글책 아닌 여느 그림꽃책’하고 값이 너무 맞물려 버겁다. 별밤이다. 며칠 동안 못 본 별빛이다. 이 별빛이 고단한 몸을 풀어준다. 별빛이 흐르는 곳에서 사람은 사람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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