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0.


《감나무가 부르면》

 안효림 글·그림, 반달, 2017.10.31.



인천에서 아침 일찍 동무를 만난다. 책짐을 우체국에서 부치는데, 언니가 사는 집이 가깝다. 그러나 언니집에 들르면 다음길이 어긋난다. 손따릉을 꺼낸다. 아직 자는 때인 줄 알지만 목소리를 듣기로 한다. 이윽고 씽씽나루로 갔고, 청주로 간 다음, 이곳에 있는 이웃님하고 부안까지 달린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골목이 가장 아름다운 고장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2010년에 인천을 떠나며 《골목빛》이란 책을 남겼다. 골목이 빛나는 줄, 골목꽃이며 골목나무이며 골목빨래가 눈부신 줄, 이 고장 벼슬꾼이나 글꾼은 아직도 모르는구나 싶은데, 골목집에서 안 살고 골목이웃을 안 사귀니 그들은 모두 모르리라. 《감나무가 부르면》은 물에 잠긴 마을을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큰아이가 이 그림책을 보더니 “사람들이 나무하고 마을을 물에 가둬서 없앴어?” 하고 묻는다. “그래, ‘사람들’이 살던 곳을 없애고 ‘다른 사람들’이 살려고 하지.” 하고 얘기했다. 높다란 잿빛집은 골목집이 알맞게 너른 마을을 밀어내야 올린다. 빠른길은 숲이웃 터전을 왕창 밀어내야 닦는다. 곰곰이 보면 오늘날 삶터·배움터는 ‘사람 사이’에서도 이웃을 밀쳐내고, ‘사람 아닌 이웃’은 돈(재산·활용가치·부동산·가축)으로만 바라보도록 내몰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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