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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의 시 - 어디 엔드레 시선집
어디 엔드레 지음, 한경민 옮김 / 최측의농간 / 2020년 7월
평점 :
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67
《모든 비밀의 시》
어디 엔드레
한경민 옮김
최측의농간
2020.7.20.
무리를 짓는 이들은 이 무리를 지키고, 이 무리에 깃든 쪽을 서로 북돋웁니다. 둘레에 사납게 물결이 치기에 함께 맞서면서 살아가려고 무리를 짓기도 하지만, 둘레에 사납게 물결을 일으켜 그들만 주먹힘·돈·이름을 거머쥐려고 무리를 짓기도 해요. 무리짓기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끼리끼리 노는 이들은 저희 사이에 끼워 주지 않은 쪽을 등돌리거나 깎아내리거나 괴롭힙니다. 무리짓기는 마음에 따라 다르다지만, 끼리짓기는 처음부터 둘레를 나쁘게 보려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모든 비밀의 시》를 읽으며 ‘무리·끼리’는 어떻게 다른 사이일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끼리끼리 놀지 않고, 무리조차 짓지 않습니다. 사랑이기에 너른 품이 되어 한결같이 빛나는 마음입니다. 사랑길에서 조금씩 멀어질수록 끼리짓기나 무리짓기로 흐릅니다. 사랑이 아주 사라졌다면 우락부락한 끼리질·무리질로 너울대지요. 사랑이 어려울까요? 사랑으로 삶을 가꾸어 함께 나누면 나쁠까요? 다 다른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은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삶에 높낮이란 없고, 풀꽃나무를 높낮이로 줄세우지 못합니다. 노래를 부르려면 오직 사랑이어야 하고, 늘 사랑으로 빛나야 합니다. ㅅㄴㄹ
나는 뜨겁고, 욱신거리는 상처, 불타오른다. / 빛이 고통스럽게 하고 이슬이 고통스럽게 한다. / 나는 너를 원해, 너를 위해서 왔어. / 더 많은 고통을 갈망해, 너를 원해. (나는 불타는 상처/29쪽)
그래 나 죽어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겠지. / 겨우 두 여인이 / 알아차리겠지. // 한 사람은 우리 어머니, / 다른 사람은 다른 여인이겠지. / 울어줄 사람. (나의 두 여인/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