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창비시선 447
김현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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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65


《호시절》

 김현

 창비

 2020.8.10.



  일본을 거쳐 들어온 듯한 ‘소수자’란 말은 사랑 아닌 따돌림을 받는 사람을 가리키곤 하는데, 누구를 좋아하거나 어떤 길을 반기든, 으레 ‘작은이’가 걷는 ‘작은길’이 되기 마련입니다. 가시내가 가시내를 좋아하든, 서울 아닌 시골을 좋아하든, 커다란 책집이 아닌 마을책집을 좋아하든, 잘팔리는책 아닌 아름책을 좋아하든, 돈 많이 버는 자리 아닌 아름일을 좋아하든, 언제나 ‘작거나 낮은 길’입니다. 작은길을 왜 갈까요? 스스로 좋아서 가지요. 작은길에 왜 마음이 끌릴까요? 크기가 아닌 마음으로 바라보거든요. 《호시절》에서 말하는 ‘성소수자’는, 작은길을 바탕으로 크고작음이란 따로 없으며 이 푸른별에서 저마다 다르고 즐겁게 사랑이란 길로 감싸안거나 품으면서 아름답다는 실마리가 될까요, 아니면 목청높이기로 갈까요. 골목길은, 작은길 아닌 마을을 이룬 집을 서로 이어 두 다리로 다가서고 가까이 마주하도록 이끄는 길입니다. 숲길은, 작은길 아닌 이 푸른별을 이룬 뭇목숨이 서로 얽혀 따스히 만나고 살가이 어울리도록 여미는 길입니다. 좋은날도, 좋은날이 아닌 날도 없습니다. 품는 마음하고 보는 눈빛하고 살림하는 숨결에 따라서 다르게 가는 날입니다. 금긋기나 끼리질 아닌 사랑을 노래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저는 여성이자 성소수자인데 / 제 인권을 반으로 가를 수 있습니까? (생선과 살구/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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