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19.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우엉·부추·돌김 글, 900KM, 2020.7.1.



엊저녁에 인천에 닿아 계산동 마을책집 〈책방산책〉을 만났다. 이곳이 처음 열 적부터 눈여겨보았으나 어제 첫걸음이다. 이제 길을 익혔으니 두걸음을 머잖아 새로 하겠지. 오늘은 아침부터 주안동부터 걸어 간석동이며 석바위를 거쳐 구월동하고 만수동에 이르렀다. 책으로 묵직한 등짐을 진 채 골목을 걷자니, 또 슈룹을 들고 빛꽃을 찍자니 만만하지는 않으나 재미있다. 아이를 안고서 인천 골목을 걷던 2008∼2010년이 떠오른다. 만수동 마을책집 〈시방〉에서 다리를 쉬었고, 저녁나절에는 배다리 〈모갈1호〉하고 〈나비날다〉에서 눈을 쉰다. 저마다 다른 마을에서 저마다 다른 손빛으로 가꾸는 책터란, 저마다 다른 숨결로 이웃이랑 노래하는 나날이라.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을 편다. 세 사람이 함께 쓴 책에는 세 사람이 다르지만 똑같이 사랑하려는 책길로 어떻게 하루를 누리는가 하는 이야기가 흐른다. 하나여도 좋고, 둘이어도 좋으며, 셋이어도 좋다. 넷이며 다섯이어도 좋지. 우리는 어디에서나 집을 짓는다. 지낼 집을, 쉴 집을, 놀 집을, 밥을 차려서 아이들하고 도란도란 누릴 집을, 이웃이 찾아올 집을, 새랑 풀벌레하고 어우러지는 집을, 그리고 두고두고 곁에 둘 책 몇 자락을 품는 집을 두 손으로 짓고 마음으로 짓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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