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어울집


제가 어릴 적에 살던 집에는 마당이 없습니다. 우리 어버이는 큰고장 어울집에 삯을 주고 깃들었어요. 아주 조그마한 집이라 네 사람이 한 이불을 덮고 지내던 터였다고 떠오릅니다. 이 어울집 다음으로는 다섯 겹으로 올린 잿빛집에서 살았어요. 어린 날에는 이런 어울집이건 저런 모둠집이건 따지지 않았습니다. 동무가 있고, 같이 놀 빈터가 있고, 올라탈 나무가 있고, 올려다볼 구름이 있고, 누빌 개울이나 둠벙이나 갯벌이 있으면 그저 좋았어요. 그러나 큰고장에서 나고 자랐기에 언제나 이쪽저쪽 보면서 걸어야 했어요. 서울로 가는 빠른찻길 들머리에서 살았기에 엄청나게 커다란 짐차가 씽씽 달리는데요, 건널목에 푸른불이 들어와도 앞뒤옆을 안 보고 건넜다가는 푸른불을 아랑곳않고 내달리는 짐차에 치일 수 있어요. 몇 판이나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습니다. 어른들은 왜 함부로 부릉부릉 몰면서 아이들을 놀래킬까요? 참말로 얄궂지요. 멈추지 않는 씽씽이 탓에 건널목에서 오도가도 못하기 일쑤였습니다. 어린날을 하나하나 갈무리해 보노라면 즐겁던 일도 아프던 일도 신나던 일도 고단한 일도 갈마듭니다. 고스란히 삶이요, 그대로 오늘로 잇습니다. ㅅㄴㄹ


겹집·겹겹집·어울림집·어울집·모둠집·모둠터·한터집 ←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앞뒤옆·앞뒤왼오·둘레·언저리·곁·옆·이쪽저쪽·여기저기·이리저리·이저리 ← 전후좌우


누르다·줄이다·간추리다·추리다·갈무리·갈망·고스란히·고이·그대로·낱낱이·한꺼번에·한몫에·짧다·자르다·몰다·내몰다 ←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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