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뒷자취


발로 디디고 지나간 자리에는 발자국이 남습니다. 어릴 적에는 이 발자국이 쌓이고 쌓이면 땅이 자꾸자꾸 눌려서 밑으로 깊이 꺼지지 않으려나 걱정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밟고 지나가도 땅은 밑으로 안 꺼지더군요. 고이 이어가요. 수수께끼 같았어요. 어른으로 자라며 꾸준히 지켜보니, 숲이라는 터전이 풀씨랑 나무로 새삼스레 북돋아 푸르게 흐르더군요.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요. 우리는 아름다이 뒷자취를 남기는 하루인가요. 우리는 사랑스레 잔그림을 물려주는 걸음인가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은 마음을 알 길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겉훑기 아닌 속내를 나누려는 몸짓이 되면 물속도 마음속도 다 알 만하지 싶습니다. 속눈을 안 뜨고 겉눈으로만 쳐다보니 모르지 싶어요. 얕게 보니 모르거든요. 깊이 보면 알아요. 눈치로 보면 모르고, 스스로 보면 알아요. 집에서 두 어린이하고 말을 섞을 적마다 “우리 아름다운 아이들아, 우리는 마음빛을 느끼고 살피자.” 하고 얘기합니다. 마음으로 만나면 나무하고도, 바람하고도, 구름하고도, 비하고도 얼마든지 얘기를 하면서 서로 사귄다고 들려주지요. 우리는 모두 한빛이니까요. ㅅㄴㄹ


남다·이어가다·이어지다·흐르다·느낌·모습·뒷모습·뒷자취·뒷그림·그늘·그림자·자국·자취·잔그림·잔모습 ← 잔상(殘像)


속·안·속마음·속뜻·속생각·속대·속살·속내·속알·알·알맹이·마음·마음결·마음보·마음눈·마음빛·마음속·깊다·깊숙하다·깊게·깊이·스스로·우리·나 ← 내적(內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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