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거!
박현주 지음 / 이야기꽃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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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37


《이까짓 거!》

 박현주

 이야기꽃

 2019.9.25.



  어릴 적에 “아, 비 오네. 우산 없는데.” 하면 우리 언니는 “비가 와서 뭐가 어떤데? 맞으면 되지.” 하고 말했습니다. 언니는 언제나 씩씩했고, 저는 늘 힘알이 없는 동생이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비를 맞이하는 언니를 바라보면서 ‘나는 뭘 걱정하고 뭘 생각했을까?’ 하고 돌아보곤 했어요. 예전에는 등짐이며 신주머니는 비막이가 안 됐습니다. 비가 오면 쫄딱 젖어요. 이때 언니는 “젖으면 말리면 되지, 뭘 걱정해?” 했지요. 그래요. 말리면 되지요. 돌이키면, 동무들하고 놀 적에 비가 오든 말든 대수롭지 않았고, 비가 오면 혀를 낼름 내밀면서 비를 먹는 놀이를 했어요. 소나기가 퍼부으면 “이야, 머리 감자!” 하면서 깔깔깔 뛰놀았습니다. 《이까짓 거!》에 나오는 두 아이는 비가 오는 날 비를 그으면서 달리기 내기를 합니다. 배움터를 다니는 아이들로서는 아무래도 ‘내기·겨루기’가 흔하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몸짓일 테지요. 그러나 비에 온몸을 옴팡 씻고 나면 옷이고 등짐이고 내려놓고서 까르르 춤을 추면서 새로운 놀이를 누리리라 생각합니다. 온몸을 맡겨 앙금을 씻어요. 두 팔을 벌려 하늘은 안아요. 빗물은 사랑입니다.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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