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14.


《핑!》

 아니 카스티요 글·그림/박소연 옮김, 달리, 2020.7.24.



천막놀이는 재미있지. 마당 한켠 후박나무 곁에 천막을 치고 들어가면 그곳은 오롯이 너희 놀이터요 쉼터가 되지. 나무 곁에 걸상을 놓아도, 나무 둘레에 자리를 깔아도, 언제나 너희 놀이터이면서 쉼터이지. 작은아이가 스스로 천막을 친다. 스스로 이불을 옮긴다. 걷을 적에도 스스로 모두 한다. 어버이는 이제 곁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 무럭무럭 크는구나. 《핑!》을 보며 생각한다. 놀지 못하는 요즈음 숱한 어린이한테는 ‘핑’ 같은 일이 있으면 좋겠구나 싶은데, 요즈음 어린이가 놀지 못하는 탓이라면, 요즈음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부터 어릴 적에 제대로 못 논 탓이 아닐까. 어릴 적에 신나게 놀며 하루를 알뜰히 보냈는데 어른이 되고서 아이들을 배움수렁에 몰아세우는 짓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보면 그렇다. 어릴 적에는 놀았으되 푸름이로 접어들며 놀 틈을 잃고, 열린배움터를 거쳐 돈을 버는 달삯쟁이가 되면서 놀 생각을 잊었지 싶다. 놀지 않으면서 배울 길이 있을까? 놀지 못하는데 배워서 어디에 쓸까? 놀이가 사라진 곳에는 오직 싸늘한 돈장사가 춤춘다. 꿈을 키우는 길이라는 놀이인데, 돈을 치러서 이런 장난감을 갖추거나 저런 탈거리에 몸을 실어야 한다면, 이는 몽땅 ‘놀이란 탈을 쓴 어른들 돈장사’일 뿐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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