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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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33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윤선영

 북로그컴퍼니

 2017.12.20.



하지만 나는 아쉽지 않았다. 58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와 다른 문화권의 모든 것들에 폐쇄적이었던 엄마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으니까. (222쪽)


“어젠 미안했어. 나는 네가 네팔사람인 줄 알았어. 이제 내 옆에 앉아도 돼.” 세상에! 오, 마이, 갓이다. 네팔사람한테는 그렇게 해도 된다는 건가? 나는 뭔가 톡 쏘는 한마디를 하려다 엄마를 봐서 꾹 참았다. (120쪽)


“그럼 모기에 안 물리나?” “글쎄. 인도사람들 몸에서 모기 물린 자국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여기는 시골이가?” “여기 캘커타잖아. 인도의 5대 도시 중 하나라고.” “그럼 저 염소떼는 뭔데?” (63쪽)


“엄마, 타 보면 알아. 걱정 말고 타.” 베스트 드라이버라 자신하는 엄마와 이모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안 되겠는지 우물쭈물했다. “우리 나눠서 타고 가까? 셋 다 죽으면 시체는 누가 한국에 가져가노?” (49쪽)



  모든 어머니는 딸이요 아이였습니다. 모든 아버지는 아들이요 아이였어요. 아이로 태어나서 자라지 않은 어머니나 아버지는 없습니다.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 아이도 없습니다. 넋은 하나이되 몸이 차츰 바뀌면서 새롭게 마음을 지피는 삶길이라 할 만합니다.


  어느새 어머니 자리에 선 아이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를 되새기면서 이녁 아이한테 이모저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는 어머니랑 아버지한테서 듣는 이야기에다가 스스로 새로 맞닥뜨리는 삶을 녹여내고, 어버이하고 다르지만 닮은 새길을 나아갑니다.


  이런 두 넋이 같이 나들이를 간다면 어떤 이야기가 피어날까요?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윤선영, 북로그컴퍼니, 2017)는 거꾸로 보자면 “어쩜, 아이랑 인도에 가다니!”라 할 만한 이야기가 될 만합니다. 어머니를 이끌고 인도 나들이를 다닌 분은 혼마실이 아닌 함마실을 하며 고단할 적도 있을 테지만, 그동안 혼마실에서는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한 대목을 바라보기도 할 테지요.


  오늘은 ‘어머니하고 나들이를 다닌다’는 길인데, 앞으로 ‘스스로 아이를 돌보는 길을 가면서 아이랑 나들이를 다닌다’고 할 적에는 어떤 이야기를 길어올릴 만하려나요. 뭐, 앞날은 앞날이고 오늘은 오늘이니, 오늘 다니는 길만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길을 걸으면서 앞으로 새로 걸을 길이 얼마나 재미나려나 하고 꿈꾸어 본다면, 새삼스레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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