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7.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1》

 히와타리 린 글·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9.30.



홍성에서 벗이 찾아온다. 순천에서 동생이 꽃잔치(혼례식)를 하기에 벗님 어버이나 피붙이를 스물다섯 해 만에 얼굴을 보기로 했단다. 나는 벗한테 저녁하고 호떡을 사주고, 벗은 나한테 보리술을 사주어 부름이(택시) 짐칸에 실어 준다. 저녁나절 고흥읍에서 살며시 보고 헤어지는데, 벗이란 자주 못 보더라도 마음으로 이어진 사이인 만큼, 또 다음에 만날 날을 헤아리면서 저녁별을 바라본다.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첫걸음을 읽는다. 이 만화책은 열세 살 어린이하고 함께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두걸음은 어떠하려나. 군더더기 같은 그림은 굳이 안 넣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몸을 씻는’ 그림을 왜 넣어야 할까? 안 넣어도 되잖아. 즐겁게 일하고서 가볍게 쉬고, 신나게 일하고서 마음껏 논다. 알뜰살뜰 일하고서 새삼스레 동무를 찾아가서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쉰다. 멀리 돌아다녀야 쉬는 길이 되지 않는다. 맛난 밥을 사먹어야 잘 쉬었다고 할 만하지 않다.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보고 구름이랑 소근대고 별님이랑 수다를 나눌 줄 알아도 넉넉히 쉰다. 바야흐로 겨울이 코앞이라는 맵찬 바람이 찾아오려 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반바지에 반소매로 돌아다닌다. 왜냐하면, 반소매로도 즐겁고 시원하며 홀가분하니까.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