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6.


《안녕, 밥꽃》

 장영란 글·김휘승 그림, 내일을여는책, 2020.1.22.



어제 이웃집 할아버지가 굵다란 고구마를 한 꾸러미 주셨고, 오늘은 옆밭 할머니가 “저기, 집이 감저(고구마) 좀 캐 가시오. 나가 허리가 아파 캐질 못하겠구먼. 그란데 감저를 캐서 나눌라캤더만 지(쥐)가 다 파먹어부럿어. 어쩌까나. 한나도 안 나오것네.” 하고 말씀한다. 내내 고흥에서만 나고 자라며 지낸 할머니 말씨를 곰곰이 생각한다. 처음엔 ‘집이’라는 말씨가 아리송했지만, 글을 모르는 시골 분은 으레 ‘댁(宅)’ 아닌 ‘집’이란 낱말을 쓴다. “그 집 사람이”를 ‘집이’로 말씀하시더라. 아무튼 옆밭 할머니 말씀을 듣고 호미를 챙겨 파는데 거의 안 나온다. 밑감을 챙겨 손질하고 밥을 짓는다. 밥을 지으며 나오는 그릇이며 연모는 부지런히 설거지를 한다. 그냥 두면 설거지감이 수북하지.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그릇에 퍼서 먹는다. 무럭무럭 컸지. 아직 작은아이는 밥짓기 얼거리를 못 헤아리지만 더 지켜보면 되겠지. 《안녕, 밥꽃》은 우리가 누리는 풀밥을 빛꽃(사진)하고 글로 보여준다. 알뜰히 엮었구나 싶으면서 조금 아쉽다. 어떤 풀알을 누리는가를 꼼꼼히 담으려고 너무 애쓴 탓에 빛꽃이 엉성하다. 조금 더 부드러이, 가까이, 살가이, 포근히 다가서면 좋을 텐데. 그래도 서울 이웃님이 이 책을 잘 사귀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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