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5.


《로봇과 일자리》

 나이절 캐머런 글/고현석 옮김, 이음, 2018.3.27.



작은아이가 어제부터 “고구마가 있으면 좋겠는데, 아주 큰 고구마. 그러면 숯불에 구워먹게요.” 하고 노래한다. 오늘 낮 이웃 할아버지가 불쑥 찾아와서 “어, 최 선비, 맨날 애들한테 풀만 뜯어먹여서 애들이 크나? 괴기도 좀 먹여야지. 그리고 고구마도 좀 먹이소.” 하면서 한 꾸러미를 안기신다. 이웃 할아버지가 베푼 고구마는 내 팔뚝만큼 굵다. 작은아이 노랫소리가 이웃집까지 퍼졌을까? 해가 기울 즈음 작은아이는 가랑잎하고 대나무를 그러모아 불을 피운다. “재를 만들어야지! 재를 만들자!” 하고는 굵직한 고구마를 하나둘 묻는다. 한참 실랑이를 하는데 재가 썩 많지 않다. 처음으로 고구마굽기를 했으니 설익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 그러나 어떤가.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아이 혼자 건사하면서 고구마굽기를 했는걸. “다음엔 좀더 잘 구워야겠어.” 하면서 누나가 찐 고구마를 냠냠냠. “Will Robots Take Your Job?”을 옮긴 《로봇과 일자리》를 읽었는데, 책상맡에서 글을 살피는 이들은 이렇게 ‘글로 글을 낳는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한다. 오늘날 로봇 아닌 살림이 얼마나 될까? 벌써 ‘로봇하고 함께 살아가는 길’이지 않나? 같이 누리고 함께 나아가려고 여기면, 풀꽃나무뿐 아니라 로봇하고도 얼마든지 이웃이 되리라 본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