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거미줄


거미가 줄을 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 새롭습니다. 거미는 하루에도 여러 판 줄을 칠 수 있어요. 새가 끊어도, 바람이 끊어도, 또 사람이 끊어도 거미는 씩씩합니다. 거미줄은 아주 가벼우면서 튼튼하다지요. 사람은 거미한테서 배워 ‘튼튼실’을 짜려 하지만, 아직 거미줄만큼 가볍고 튼튼하게는 못 한대요. 줄을 잇습니다. 그물을 짭니다. 눈을 다스리고, 틀을 엮어요. 판을 마련하고, 짜임새를 보듬으며, 자락마다 알차도록 가꾸며, 얼개를 추스릅니다. 모두 잘 있지요? 다들 잘 계시지요? 문득문득 묻습니다. 그리고 “저도 잘 지내요” 하고 얘기합니다. 오늘은 어떤가요? 하루는 즐겁나요? 삶을 누리나요? 어른한테 여쭙고, 아이한테 묻습니다. 서로서로 알려줍니다. 나무한테도 속삭이고 벌나비하고도 소근소근합니다. 낯빛을 보면서 얘기해요. 얼굴을 살피며 이야기합니다. 어떤 모습인가요? 몸은 어떻게 다스리나요? 하늘에서 드리우는 빛이 땅을 거쳐 누구한테나 퍼집니다. 이 빛을 받고, 저 볕을 먹고, 그 살을 헤아리면서 살림을 짓습니다. 마음결처럼 몸결을 가눕니다. 조그마한 풀벗한테서 배운 삶길을 알뜰살뜰 다스립니다. ㅅㄴㄹ


거미줄·길·그물·눈·틀·판·줄·짜임·자락·얼개 ← 망(網), 네트워크

잘 있다·잘 지내다·삶·하루·오늘·묻다·물어보다·여쭈다·여쭙다·알려주다·알리다·절하다·절 ← 안부(安否)

낯빛·얼굴·얼굴빛·모습·몸·몸결·몸빛·빛·오늘·하루 ← 용태(容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