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30.
《시골책방입니다》
임후남 글, 생각을 담는 집, 2020.5.6.
나를 두 가지로 돌아본다. 마음으로 돌아보자면 어릴 적부터 이른바 ‘귀신’을 맨눈으로 보았다. 밤뿐 아니라 낮에도 보았고, 코앞으로 얼굴을 디밀며 쳐다보는 이 아이들한테 어떻게 해야 할 줄 하나도 모르면서 두렵기만 했다. 몸으로 돌아보자면 코가 끔찍하도록 나빴다. 코로 숨을 거의 못 쉬다시피 했고, 늘 머리가 어지러웠다. 숨을 제대로 못 쉬니 몸이 튼튼할 턱이 없고, 어떤 맛도 못 느낀 채 어린 날·푸른 날을 보냈다. ‘맨눈으로 귀신을 보는 몸’을 다스리는 길은 서른아홉 살이 되어 깨달았고, 이제는 그 아이들을 달래거나 쫓아낸다. 숨을 못 쉬던 코는 오래달리기를 하거나 숲에 깃들면 말끔히 풀리는 줄 깨달아, 씽씽이(자동차)를 꺼리면서 오래오래 걷거나 달림이(자전거)를 몰면서 시골이며 숲에서 아이들하고 호젓이 지내는 살림길로 풀어낸다. 《시골책방입니다》를 용인 마을책집으로 가서 장만하고 싶었지만, 고흥서 용인이 꽤 멀다. 서울로 마을책집 나들이를 하다가 장만했다. 글쓴님은 서울을 벗어나 시골자락에 깃들며 삶이며 넋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 책은 첫걸음을 담은 터라, 앞으로 열 해쯤 시골책집을 가꾸고서 새로 쓸 글에 그런 얘기가 조금 더 묻어나리라 본다. 그저 시골빛이며 시골숲을 듬뿍 누리시면 좋겠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