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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비밀 ㅣ 그림책은 내 친구 57
차재혁 지음, 최은영 그림 / 논장 / 2020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6
《색깔의 비밀》
차재혁 글
최은영 그림
논장
2020.7.10.
모든 빛깔은 다릅니다. 그래서 같아요. 모든 빛깔은 같지요. 그래서 다르고요. 언뜻 듣자면 터무니없는 돌림말 같지만, 돌림말이 아닌 참말입니다. 자, 이 풀잎을 보셔요. 새벽하고 아침하고 낮하고 저녁하고 밤에 똑같은 빛깔로 보이나요? 자, 저 별을 보셔요. 밤하늘에 보는 빛살을 낮하늘에도 보나요? 시골에서 보는 빛줄기를 서울에서도 보나요? 아무리 낮하늘이나 서울에서 못 알아보는 별이라 해도 별은 반드시 그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풀빛이 어떻게 다르게 흐르는가를 제대로 못 읽더라도 참말로 모든 풀빛은 다 다르면서 같습니다. 《색깔의 비밀》은 겉빛이나 겉모습으로 ‘가르거나 재거나 따지거나 쪼개거나 멀리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룹니다. 이 대목에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 더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다투거나 고단한 줄거리를 굳이 살을 입혀야 하지는 않아요. ‘남이 따지는 다르다는 소리’에 휩쓸리다가 벗어나는 줄거리도 나쁘지는 않으나, 이보다는 ‘나 스스로 어떤 숨빛으로 태어나서 이 숨결을 어떻게 누리고 가꾸고 돌보면서 사랑으로 나아가는가’라는 대목을 눈여겨보면서 짚는다면 좋겠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