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나다 나의 그림책방 2
한나 지음 / 딸기책방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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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18


《풀이 나다》

 한나

 딸기책방

 2020.9.21.



  푸름이로 살던 때에는 배움터에서 샘님이 우리한테 으레 ‘너른터 풀뽑기’를 시켰습니다. 이때에는 땡볕에 풀을 뽑으라 하면서 ‘애먹이거나 힘들게 한다’는 얼차려였어요. 인천이란 고장에서 나고 자라며 아직 풀을 잘 모르던 터라 어른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야 했습니다만, 어쩐지 풀을 뽑기 매우 싫었습니다. 풀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뽑아야 하는지, 이러면서 왜 잔디는 뽑지 말라고 하는지 아리송했어요. 토끼풀이나 질경이하고 잔디가 얼마나 다를까요. 풀이 나는 곳에는 개미가 살고 나비가 찾아들고 풀벌레가 깃들어요. 풀밭에서 넘어지면 무릎이 안 깨집니다. 그러나 풀이 없는 데에는 나비도 풀벌레도 없을 뿐 아니라, 풀 없는 맨땅에서 넘어지면 무릎이 깨집니다. 《풀이 나다》는 어린이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어린이도 배움터에서 매우 억눌리거나 시달리는 터라, 또 어린이마저 배움불굿에서 허덕이기에, 마음이 아픈 어린이도 곁에 둘 만하겠지요. 아픈 사람이 없으면 좋겠으나 괴롭히는 사람 곁에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부디 풀씨를 아끼를 빌어요. 풀밭에 둘러앉아서 풀노래를 듣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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