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우리말 동시


글붓


나는 손가락을 쭉 뻗어서

저 하늘에 대고 쓰지

“제비야, 다음해 봄에 보자.”

“가을아, 올겨울에 함박눈을.”


너는 나뭇가지 꽉 쥐고서

이 바닥에 대고 쓰지

“나무야, 오늘도 잘 놀았어.“

“바람아, 올여름도 시원하네.”


손가락붓으로 마음에 쓴다

나뭇가지붓으로 흙에 그린다

눈빛붓으로 즐겁게 쓴다

생각붓으로 무엇이든 그린다


이 붓자루를 쥐면

나는 붓님 글님 그림님

저 붓끝을 놀리면

너는 붓동무 글동무 그림동무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