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우리말 동시
글붓
나는 손가락을 쭉 뻗어서
저 하늘에 대고 쓰지
“제비야, 다음해 봄에 보자.”
“가을아, 올겨울에 함박눈을.”
너는 나뭇가지 꽉 쥐고서
이 바닥에 대고 쓰지
“나무야, 오늘도 잘 놀았어.“
“바람아, 올여름도 시원하네.”
손가락붓으로 마음에 쓴다
나뭇가지붓으로 흙에 그린다
눈빛붓으로 즐겁게 쓴다
생각붓으로 무엇이든 그린다
이 붓자루를 쥐면
나는 붓님 글님 그림님
저 붓끝을 놀리면
너는 붓동무 글동무 그림동무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