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28


《나는 코리안의 아내》

 아그네스 데이비스 김 글

 양태준 옮김

 여원사

 1959.12.15.



  이제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달책 《뿌리깊은 나무》를 내던 ‘한국 브리태니커 출판사’는 낱책도 바지런히 냈습니다. 서슬퍼런 나라에서 달책을 못 내게 막은 뒤로는 낱책을 더 애써 내면서 《샘이 깊은 물》을 냈는데, 1986년에는 《한국에 시집 온 양키 처녀》를 내기도 했습니다. 두 달책에서 꾸밈빛으로 일하던 분을 2004년 즈음 만나니 이 책을 찾아 줄 수 있겠느냐고 물으십니다. 예전에 일하며 미처 건사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고 하셔요. 그래서 ‘뿌리깊은 나무’에서 낸 판하고 1959년에 처음 나온 판을 모두 헌책집에서 찾아내어 나란히 건네었어요. “아니, 이 책을 우리가 처음 옮긴 줄 알았는데 예전에 벌써 나온 적이 있었네요?” “그럼요, 적잖은 분들은 스스로 처음이라 여기지만, 진작에 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에요. 다 찾아봐야지요.” 《나는 코리안의 아내》는 1958년에 갓 나온 이듬해에 겉그림을 바꾸었습니다. 1958년 그즈음 이 책을 알아보고서 우리말로 옮긴 분은 어떤 눈썰미였을까요. 그때는 얼마나 읽혔을까요? 작고 조용한 나라를 사랑하고 싶던 마음을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얼마나 읽어낼까요? 크거나 북적대는 나라여야 아름답지 않아요. 아름나라여야 아름답지요. 사랑이 피어나는 곳이어야 아름답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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