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17.


《호두까기 인형》

 E.T.A.호프만 글·에바 요안나 루빈 그림/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2006.12.20.



새 사전을 쓰는 길은 오늘도 끝이 없을 듯하면서 참으로 가없이 흐른다. 드디어 ㅂ으로 넘어선 사전쓰기이다. ‘늦다·뒤늦다·때늦다’를 살피고, ‘일다’하고 ‘곁죽음’을 새로 생각한다. 300∼500 낱말로도 너끈히 생각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몇 마디 없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쉬운 바탕말 몇 가지를 끝없이 엮으면서 그야말로 끝없이 온갖 자리하고 삶을 나타내는 길을 연다’고 해야지 싶다. 쉬운 바탕말로 삶을 풀어내는 실마리를 안다면 자잘한 말씨를 다른 데에서 끌어들이지 않아도 된다. 자잘한 바깥말이란 으레 자리지키기를 하려는 겉치레이기 일쑤이다. 《호두까기 인형》을 읽고 나서 큰아이한테 건네었다. “꽤 재미있네요.” 하더니 한 벌을 더 읽는다. 나는 어릴 적에 이 동화책을 못 읽었다. 가까이에 책이 없었을까? 글쎄, 모르겠다. 책이 있었는데 옮김말이 엉성했거나 간추린 판이었을까? 글쎄, 하나도 안 떠오른다. ‘호두까기 인형’한테 살뜰히 마음을 쓸 줄 아는 착하면서 고운 아이 몸짓이 의젓하면서 대단하다. 동화나 동시를 쓰는 어른이라면 줄거리나 이야기를 이렇게 엮을 줄 알아야지 싶다. 오늘도 해가 밝고 날이 좋은 하루였다. “아버지, 달이 산 끝에 걸렸어요! 사라지려 해요!” 큰아이가 부른다. 밤이 깊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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