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16.


《하늘은 붉은 강가 2》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0.1.25.



“대나무를 더 베어야겠는데요?” 하고 묻는 작은아이 말대로 대나무를 더 베러 간다. 작은아이는 참으로 굵은 대나무를 고른다. 나는 아주 굵지는 않으나 꽤 굵은 대나무를 고른다. 한쪽으로만 깊이 켜는 작은아이더러 “자, 이제 톱을 빼고 뒤쪽에서 살살 켜 봐.” 하고 일러 준다. 한쪽으로만 파고들면 톱이 물려서 안 빠지기도 하지만 자칫 툭 부러지기 쉽다. 어느 만큼 팠으면 톱을 빼고서 뒤쪽을 켜야 좋고, 대나무도 잘 넘어간다. 톱으로 슥슥 켜는 소리가 싱그럽다. 모두 석 그루를 베어 집으로 나른다. 석 그루이지만 길이가 15미터쯤 되니 꽤 묵직하다. 가지를 손질한다. 마디를 알맞게 끊어서 노는 일은 작은아이 몫. 이제 자전거를 몰아 면사무소로 간다. ‘특효법’하고 얽힌 글자락을 꾸려야 하기에 찾아가는데, 품이며 돈이며꽤 들겠네. 뒤꼍 74평을 우리 땅으로 삼는 길이 만만하지 않지만 열 해를 기다렸으니 찬찬히 가자. 《하늘은 붉은 강가 2》을 읽었다. 뒷걸음도 읽자고 생각한다. 어느 곳에서 살든, 어느 때를 살든, 스스로 삶을 즐거이 지으면서 꿈을 지피는 사랑이 된다면 아름답겠지. 어제하고 오늘을 넘나들든, 모두 낯선 곳에서 새롭게 살아야 하든, 마음씨를 건사할 줄 안다면 걱정할 일도 두려울 일도 없으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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