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좋은책 나쁜책 사이 : 좋은책하고 나쁜책 사이는 없다. 읽는 눈에 따라 다를 뿐. 참으로 철없는 그림책 하나를 읽고 나서 느낌글을 쓰다가 생각한다. “그린이는 어쩜 이렇게 철없을까?” 그러나 철없는 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엮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하고 돌아본다. 내가 철없는 채 살면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면 이렇게 되었겠다고 깨닫는다. 철없는 눈빛으로 빚은 그림책은 나쁜책일까? 아니다. 그러면 좋은책인가? 아니다. 팔림새로 치면 좀 팔린 책일 테고, 이름값으로 치면 좀 이름값을 얻은 책일 텐데, 이 그림책을 펼친 사람들한테 다 다르게 이야기로 스며들었겠지. 무엇이든 알려주고 보여주면서 일깨운다. 저마다 어떤 눈길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가를 가만히 풀어낸다. 어느 책을 읽을 적에는 “아, 그래그래, 이렇게 살면서 바보가 되고 싶지 않아.” 하고 느낀다. 어느 책을 읽을 적에는 “아, 그래그래, 이렇게 살면서 노래하니 스스로 사랑이란 꽃을 피우는구나.” 하고 배운다. 그저 읽는 눈에 따라 다른 책이 있을 뿐이다. 좋은책도 나쁜책도 없다. 2020.10.13.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