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자라는 빌딩
윤강미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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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8


《나무가 자라는 빌딩》

 윤강미

 창비

 2019.1.8.



  인천에서 나고 자랐기에 들숲을 마주하기보다는 바다를 마주하면서 드넓은 골목을 만났습니다. 끝없구나 싶은 갯벌을 걷는다든지 바닷게를 잡거나 미꾸라지를 낚거나 조개를 캐는 놀이살림이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노느라 바빠 골목마을에 뭐가 있는지 안 보였는데,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고서 함께 아장걸음을 할 즈음 ‘아무리 잿빛으로 매캐한 큰고장 골목’이어도 곳곳에 들꽃이 돋고, 골목이웃은 골목밭을 가꾸며, 한 뼘이 될까 싶은 마당에 나무를 심어 꽤 우람하게 돌보기까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더군요. 《나무가 자라는 빌딩》을 펴며 ‘아, 처음부터 그저 서울스럽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큰고장 잿빛집에서 나고 자라면서 ‘들숲’이 아닌 ‘꽃그릇’을 마주하고 맨발 아닌 신을 꿴 채 딱딱한 시멘트나 아스팔트만 디딘 아이들 마음에서는 “나무가 자라는 빌딩”쯤이 꽤 생각날개를 편 셈이요, 꽃가게에서 보았음직한 풀꽃 아니고는 더 헤아리기 어렵구나 싶어요. 아직은 이쯤밖에는 안 될 텐데, 그래도 이 첫걸음에 기운을 보태어 들풀이며 들꽃을 두 눈에 담기를 빕니다. 잿빛집을 치워내고 들집이며 숲집을 가꾸는 꿈을 마음에 담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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