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인디자인보다 어려울는지 모를 어도비 체험판 결제취소 : 열세 살 큰아이가 꾸준히 선보이는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꾸러미를 그림책으로 엮어내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스스로 목돈을 여미어서 스스로 꾸며서 책으로 내는 길이 가장 낫겠다고 느낀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림하면서, 여태 미루고 미룬 ‘인디자인’을 익혀 볼까 싶어, 어도비 체험판을 이레쯤 써 보기로 한다. 그런데 하루를 써 보고는 도무지 나랑 안 맞더라. 차라리 아래한글을 써서 피디에프로 바꾸자는 생각이 들더라. 이러고서 바깥일로 부산·파주·서울을 오가다가 ‘체험판 취소’를 잊었고, 어느새 ‘한 해치 결제’를 한다는 글월이 날아든다. “뭐야?” 하고 갸우뚱하고 보니, 꽤 많은 분들이 ‘어도비 체험판’을 써 보려고 하다가 ‘체험판 취소’가 너무 어렵거나 잘 안 되어 24000원이나 48000원을 쉽게 날린다는 누리글을 잔뜩 본다. 파파고 힘을 빌려서 가까스로 ‘미국 어도비 일꾼’하고 쪽글을 주고받은 끝에 돈을 돌려받은 분도 있던데, ‘체험판 신청’은 그렇게 쉽게 알아보면서 들어가도록 꾸민 이곳 어도비는, ‘체험판 취소’는 그렇게 어렵게 꽁꽁 숨겨 놓았더라. 더구나 ‘체험판 취소’를 하는 누리집으로 들어갔어도 막상 ‘취소 알림글 길잡이’와는 다른 모습이 뜨기 일쑤이네. 그러나 틀림없이 ‘미국 전화번호’ 아닌 ‘한국 전화번호’가 있으리라 여겨, ‘한국 전화번호’를 찾아내려고 한참 뒤졌다. 한국 전화번호인 듯한 곳에 전화를 거니 다시 ‘한국 상담원 있는 번호(080-950-0880)’를 알려준다. ‘상담원 대기’를 1시간 30분을 했다. ‘상담원 통화’로 체험판을 그만 쓰겠노라 밝히고 결제취소에 이르기까지 12분이 걸렸다. 다해서 1시간 42분이지만, 이모저모 알아보고 살펴보고 따지고 한 품을 어림하면 이틀쯤 썼다고 봐야지 싶다. ‘체험판 신청’하고는 다르게 ‘체험판 취소’를 하기 까다롭도록 숨겨 놓아서 사람들 눈치를 못 채게 24000원을 받아먹으려는 마음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굳이 이렇게 해야 할 어도비일까?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그곳을 좋아할까? 나중에 어도비 풀그림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 눈가림장사는 머잖아 무너진다. 눈속임장사는 머잖아 민낯이 환히 드러난다. 2020.10.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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