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그림책은 내 친구 56
정연숙 지음, 김동성 그림 / 논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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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85


《꽃밥》

 정현숙 글

 김동성 그림

 논장

 2020.1.28.



  모든 열매는 꽃이자 씨앗입니다. 꽃이 피지 않으면 열매로 맺지 않습니다. 열매를 맺으면 씨앗을 품습니다. 씨앗 한 톨이 움트고 뿌리를 내리면서 무럭무럭 자라더니 어느새 꽃이 피어 새롭게 여러 씨앗을 품는 열매가 되는데, 우리는 이 숱한 씨앗을 넉넉히 누리면서 이다음에 새로 심을 씨앗을 따로 건사해 놓습니다. 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씨앗은 안 건드리지요. 씨앗을 건드렸다가는 새로 심을 길이 없고, 새로 심지 못하면 손수 지어서 거둘 살림이 사라져요. 《꽃밥》을 펴면서, 나락 한 알이 논이라는 땅에서 해를 먹고 바람을 마시고 비를 머금으며 자라는 길을 헤아리면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밥이라는 숨결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봅니다. 끼니를 때우는 살림인가요? 같이 나누고 함께 누리는 길인가요? 여리거나 어린 사람한테 한 숟가락을 더 건네는 손길인가요? 나한테 넉넉하니 기꺼이 내줄 줄 아는 눈빛인가요? 2020년 여름은 볕이 들 날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나락을 비롯해 푸성귀가 해랑 바람을 느긋이 맞아들일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생각해 봐야 해요. 전기나 정부가 없어도 살아갈 길이 있지만, 해·바람·비가 없다면 꽃밥도 삶도 아예 없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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