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8.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

 이성갑 글, 스토어하우스, 2020.7.1.



부산에서 하루를 묵었다. 어쩐지 서면에서 길손집을 찾고 싶어 한참 헤맸는데 부산은 서울보다 잠삯을 세게 부르더라. 어쩜 이리 세게 부르나 싶어 놀라니 “왜요? 비싸요?” 하고 묻네. 허허, 그대가 그리 부르는 값은 그냥 나가란 뜻이잖아? 터덜터덜 걷다가 ‘이곳만 더 물어보고, 정 안 되면 부산역으로 가자’고 생각했는데 “이만오천 원 주셔요.” 한다. 이곳에서는 왜 이렇게 싸게 부르나 싶어 새삼 놀란다. 내 차림새를 보고 어느 길손집은 그냥 내쫓는지 모른다. 여태 물어본 곳은 ‘묵는’ 데가 아니라 ‘빌려주며(대실)’ 돈벌이를 하는 데였지 싶다. 지친 몸을 쉬며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을 읽었다. 〈주책공사〉란 마을책집을 가꾸는 지기님이 하루하루 책으로 노래하며 살림길을 꿈꾸는 마음이 그득그득하다. ‘닥책’이란 말이 자주 보여 갸우뚱하다가 ‘아하, 닥치고 읽을 책’이란 뜻이라고 알아챈다. ‘닥책’도 재미나겠는데, 나는 ‘아름책’이나 ‘꽃책’이란 이름을 쓰고 싶다. 아침에 기차로 서울로 간다. 2200 버스로 파주에 간다. ‘타이포그래피 배곳 파티’에서 우리말이 어떤 숨결로 빛나는 말인가 하는 이야기를 편다. ‘꾸미다’가 ‘꿈 + 이다’이기도 하다고 말하니 놀란다. 함께 날개를 펴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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