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7.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
김재욱 글, 한솔수북, 2020.8.25.
이튿날 파주에 바깥일로 가야 하는데 요즈막 시골이며 전라 쪽에서 다니는 버스는 도무지 못 믿겠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확 줄었다면서 버스길까지 갑자기 사라지거나 줄고, 때맞춰서 다니지 않는다. 아이들하고 무말랭이 곁밥을 마련하고, 빨래를 하고, 이래저래 집안일을 추스르고서 택시를 불러 읍내로 간다. 읍내에서는 네 시간 이십 분을 달려 부산으로 간다. 부산 가는 길이 참 멀구나. 마을책집 〈주책공사〉를 찾아간 다음, 길손집을 찾아 서면을 한참 걸었다. 살섞기할 짝이 아닌 혼자 묵는 사람은 찬밥이구나. 어제 읽은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를 돌아본다. 글쓴님은 ‘아이를 크게 키운 옛말’이라 밝히지만, 아이보다 ‘아이하고 살아가는 어버이인 글쓴님’이야말로 옛말을 되새기면서 새로 배우고 거듭 배우는구나 싶다. 누구나 배운다. 무엇이나 배운다. 어디서나 배운다. 그리고 어버이로서 배우는 살림이며 길을 아이들이 곁에서 지켜보며 나란히 배운다. 애써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 어른하고 아이 모두 스스로 나아갈 길에 맞추어 스스로 즐거이 빛줄기를 찾아낼 테니까. 무엇보다도 옛말을 씨앗으로 삼아 오늘말을 어버이로서 새롭게 짓는다면 아이가 한결 반기리라 생각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