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6.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

 쿠즈시로 글·그림/송수영 옮김, 미우, 2017.7.15.



하루를 부산히 보낸다. 아무래도 이튿날부터 바깥일을 하러 길을 나서야지 싶다. 곁밥거리를 한 가지 챙기고, 빨래를 하고, 핏기저귀를 삶고, 돌담을 더 쌓다가, 책집 노래꽃을 쓰다가, 바지런히 글월을 꾸려 읍내 우체국에 갔다가, 곁님 커피를 갈고서 저자마실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온다. 낮에 살짝 숨돌릴틈이 있었으나 그야말로 새벽부터 한밤까지 몰아친 하루이다. 이제 이튿날 새벽까지 또 신나게 이모저모 꾸려야겠지.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을 읽었다. 어떠한 보금자리나 삶터라도 우리 스스로 다스리는 마음결에 따라 늘 다르다. 사람하고 사람이 만나는 끈은 짧지도 길지도 않다. 그저 사랑이라는 눈길인가 아닌가일 뿐이라고 느낀다. 우리가 오로지 사랑으로 마주한다면 가까이 있거나 멀리 떨어지거나 사랑이다. 우리한테 사랑씨앗이 없다면 하루 내내 곁에 있어도 차갑거나 스산하다. 일찍 떠난 오빠나 어버이는 몸으로는 곁에 없을 테지만, 늘 마음으로는 함께하겠지. 오빠 곁님은 왜 ‘나’랑 같이 살까? 하나부터 열까지 수수께끼일 테지만, 이 수수께끼는 외려 풀기 쉬우리라. 나는 왜 사는가? 우리는 왜 오늘을 맞이하는가? 그대는 왜 밥을 먹고 숨을 쉬는가? 나는 왜 아침저녁으로 바람을 마시고 풀꽃나무를 그리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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