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5.


《에밀리》

 마이클 베다드 글·바바라 쿠니 그림/김명수 옮김, 비룡소, 1998.3.15.



10월 9일부터 할 ‘책집 사진+노래꽃 잔치’에 쓸 그림쪽하고 꽃종이를 꾸며서 일감을 맡긴다. 제때에 다 되어 닿기를 빈다. 한가위 쉼날에는 다들 일을 안 하리라 여겨, 월요일을 맞이한 아침 일찍 일감을 맡기고 전화를 하니 “한가위에 들어온 주문이 밀려서 …….”라 한다. 어라. 한가위에도 일감을 맡기는 사람이 있나? 요새는 누리그물로 일감을 맡긴다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월요일 아닌 한가위 쉼날에 일감을 맡길걸! 한참 밀리는 셈이잖아! 그림책 《시의 날개를 달고》를 읽으며 못내 아쉬워 《에밀리》를 새로 펼쳤다. 오래책이 오래책일 까닭이 있다. 글쓴이하고 그린이는 에밀리 디킨슨이란 분을 마음으로 사귀면서 이 숨빛을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풀어내었다. ‘위인전 그림책’이 아닌 ‘사랑스러운 이웃이 조용히 살아온 사랑’을 담아내었지. 이와 달리 새로 나온 ‘에밀리 디킨슨을 다룬 그림책’은 이이를 너무 치켜세우는 쪽에 맞추었구나 싶다. 에밀리 디킨슨 님을 굳이 ‘훌륭한 사람(위인)’으로 그려야 할까? 이이는 하늘나라에서 이런 눈길이나 그림길을 반길까? 멋부리지 않으면 좋겠다. 멋은 ‘부린다’고 해서 생기지 않는다. 스스로 오늘을 사랑하며 살아가면 저절로 멋꽃이 피어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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