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노래

책을 사들이는 말



구입 후 : 책집에는 책을 보러 간다. 어느 책을 어떻게 왜 보러 가느냐 하면, ‘즐겁게 장만해서 느긋이 읽고는 두고두고 물려줄 만한 어느 책이 있을까’를 살펴보러 간다. 그냥 장만할 책이 아닌, 두고두고 물려줄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알아보려는 셈이다. 한 벌 읽고서 덮어버릴 책이 아닌, 꾸준히 되읽으면서 생각을 살찌우도록 길잡이가 될 책을 찾아보려고 한다. 헌책집에서는 “구입 후 읽어 주세요” 같은 알림글을 안 붙이지만 모름지기 어느 책이든 “사서 읽을 만한가”를 헤아리려고 살몃살몃 넘기기 마련이다. 아직 내 살림으로 건사하기로 한 책이 아니라면 내 손때가 타지 않게끔 가벼우면서 부드러이 다룰 일이다. 그러면 이 손길은 누가 어떻게 가르칠까? 집에서 어버이가 삶으로 보여주고 함께해야지. 언제 어디에서나 손을 깨끗이 하고서 책을 쥐도록, 아니 책뿐 아니라 어느 살림을 다룰 적이든 손을 정갈히 씻도록 이끌어야지. 아름살림을 다스리는 아름손길이기에 책을 마주할 적에도 아름눈빛을 밝혀 아름책을 두 손에 쥐는 아름길이 되리라. 2020.10.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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