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4.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글/서승주 옮김, 소화, 2006.2.21.



2018년에 이효리 씨가 방송에서 얘기한 뒤 갑자기 불티나게 팔렸다는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를 참으로 오래도록 책상맡에 두었다. 이제는 책숲으로 옮기자고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되읽는다. 언제 읽어도 가슴이 저리는 글쓴님 마음이 물결친다. 마치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를 쓴 멧골마을 아이들 같은 글자락이 춤춘다. 그래, 오직 삶을 사랑하는 숨결로 붓을 손에 쥐니 이러한 글이 태어난다. 가네코 미스즈란 분도, 이오덕 어른이 가르친 멧골마을 아이들도, ‘굳이 글을 쓰려’는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 하루를 꽉 차게 보내다가 조그마한 틈바구니 한켠으로 문득 붓을 쥐어서 쏟아내는 글이다. 우리 집 뒤꼍에서 풀을 베다가 그만 취꽃까지 베었다. 아차 싶었으나 벌써 벤걸. 벤 취꽃을 부엌에 놓는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이며 곁님한테 보여준다. “꽃송이를 먹어 볼래? 잎도 나물로 먹지만, 꽃도 향긋한 나물이란다.” 부추꽃을 혀에 얹어 살살 씹으면 달싸한 기운이 훅 퍼진다. 취꽃을 혀에 얹어 슬슬 씹을 적에도 취나물다운 달싸한 기운이 자르르 흐른다. 예부터 멧나물이건 들나물이건 잔뜩 안 먹어도 배불렀겠다고 느낀다. 이 아름다운 들꽃이며 들풀이 늘 우리 곁에 있으니, 이 기운을 고이 맞아들이면 노상 가멸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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