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1.


《약사의 혼잣말 5》

 휴우가 나츠 글·네코쿠라게 그림/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1.15.



달이 넘어간다. 큰아이는 지지난해에 일본 오사카에서 얻은 길그림을 들여다보다가 종이로 광고를 하나하나 덮는다. 이러더니 그림을 그린다. 그래, 스스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를 또렷이 아는구나. 우리는 광고를 보며 살 까닭이 없어. 우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랑 사랑스러운 이웃이랑 즐거운 보금자리를 바라보면 돼. 어제오늘 큰아이는 ‘시골에 온 서울사람’을 두고서 ‘시골에 왔으면 새소리·바람소리·풀벌레 노랫소리’를 들으면 좋을 텐데 하고 한소리. 큰아이 말이 맞다. 폭죽놀이는 서울에서 하기를 빈다. 시골에서는 시골노래를 듣거나 부르면서 시골놀이를 나누면 좋겠다. 《약사의 혼잣말 5》을 읽으며 이 만화책이 ‘재미’랑 ‘안 재미’ 사이를 오락가락한다고 느낀다. 살짝 아쉽다기보다 슬쩍 아쉽다. 조금 아쉽다기보다 퍽 아쉽다. 사람살이란 다 그러한지 모르지만, 사람살이라서 다 그렇지는 않다. 겉모습을 바라보기에 따분하다. 겉차림을 훑기에 재미없다. 겉치레를 하기에 지겹다. 속모습을 돌보기에 즐겁다. 속마음을 읽기에 재미있다. 속살을 가꾸기에 반갑다. 온나라가 숲으로 거듭나기를 빈다. 온누리가 푸르게 일렁이면서 파랗게 춤추면 좋겠다. 이제는 왼쪽·오른쪽이 아닌 오직 ‘살림쪽·사랑쪽·슬기쪽’을 볼 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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